시각장애 사진가 한유림 사진전

‘밝은 하늘엔 밝은 구름이’
(89일간의 글, 음악 그리고 사진)

2018. 10. 13~10.30
사진공간 배다리(차이나타운관)

주최 : 시각장애 예술기획 ‘잠상’, 사진공간 배다리, 큰솔장애인자립생활센터

후원 :인천광역시, 북성동 갤러리, 시각장애인 사진모임 ‘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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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하늘엔 밝은 구름이’ 작업은 북성동 갤러리와 사진공간 배다리에서 활동하는 시각장애 사진가 한유림의 개인전이다.

그동안 시각장애인의 사진활동을 지원하여 왔던 두 기관은 2015년 부터 시각장애인에게 프로화 된 전업작가와의 공동작업의 기회를 만들어왔다.  2015년 1차로 김정아 작가와 두 번에 걸친 작업을 시도하였고 현재 고정남, 임상화 작가 두 명의 작가와 작업 중이다. 이러한 프로 작가와의 작업은 시각장애인이 특별히 전문교육과 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직접 전업작가와의 작업을 시도하여 현실적 작업형태를 배우게 하는 의도된 기획이다.

 특히 지난해 말 사진공간 배다리가 일반사진에 대한 사업을 접고 시각장애인의 사진관련 부분만 사업화하면서 시각장애인의 개인 작업에 집중하여 왔었다. 그 첫 번째 결과가 한유림의 작업을 올려 놓게 되었다.

한유림은 프로작가와의 작업을 지속적으로 함께 작업하여왔다. 김정아 작가와의 작업은 그에게 큰 영향을 주어 이후 자신의 작업에 대한 방향과 주제와 형식을 스스로 결정하고 정리하여 개인 작업화로 이르게 되었다.
사진공간 배다리가 의도하였던 바의  작은 성과가 이루어지고 이에 대한 첫 번째 발표자가 되었다.
 

‘밝은 하늘엔 밝은 구름이’의  작업은 매일 한 곡의 노래를 듣고 생활하기이다.

노래가 주는 느낌을 글로 적고 또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으로 2018년 3월 4일부터, 4월, 5월 세 달 동안 89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담아낸 작업이다.    


노래로 시작한 하루는 감성을 자극하고 그 느낌으로 글이 쓰여지고 그 느낌으로 하루를 지내며 적절한 상황을 찾아 셔터를 누른다. 사진은 폴라로이드 작업으로(5월작업은 디지털) 한 장의 원본을 소유한다.
 

 ‘음악’과 ‘글’과 ‘사진’ 세 분야가 함께 어우러진 작업, 그러나 단순히 이것만이 아니다 3가지 작업 외에 ‘매일’이라는 ‘시간’과 ‘단 한 장의 원본’ 의미를 주는 폴라로이드 사진이 또 첨가된다. 더구나 그는 시각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이기도 하다. 이렇게 여러 가지 복합된 의미를 갖고 작업하는 작가가 있을까?
 

그의 사진은 따스하다. 그리고 간략하고 절제된 사진이다. 그가 소유해야만 하는 장면 이외는 것은 담겨 있다. 이렇게 정확히 필요한 부분만 담겨져 있는 이유는 멀리 볼 수 없는 신체적 단점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가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난 뒤에야 셔터를 눌렀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업이 더 빛나 보인다. 그가 가지고 있는 신체적 약점이 장점으로 승화된 경우이다.


 한유림은 전맹에 가까운 시각장애 1급의 시력자이다. 빛을 느끼며 눈 앞에 있는 것만 간신히 볼 수 있는 정도의 시력을 가지고 있다. 보행(길을 걸어 다니는 행위)에 어려움을 느껴 케인이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는 다수의 단체전과 여러 기획전과 프로젝트에 참여하여왔다..‘1박 2일 섬에서 사진하기’ 프로젝트,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주제전, ‘Dear Marry Christmas!’ 프로젝트, 프로작가와 함께 하는 1:1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진 작업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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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

  어떤 이에게 사진은 단지 눈에 보이는 형식적인 틀일지도… 음악은 흔히 들을 수 있는 멜로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 두 예술매체는 내 삶의 원동력이자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거대하고 웅장한 숲과도 같은 존재이다.

  음악은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찾아온 서러움으로 힘들고 아팠을 때,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어디론가 숨고만 싶었을 때,

심장을 울리는 멜로디가 영혼을 깨우는 노래 안의 가사가 마음에게 손을 내밀어 상처를 치유해주었고

고단한 일상에 지쳐있던 머리와 가슴을 오랜 친구처럼 따스하게 달래주었다.

  사진은 내 안의 작은 메아리와 표현하고 싶은 감정들을 세상 밖으로 드러낼 수 있게 수단이었다. 마음에 새겨진 나의 마음들을 하나씩 하나씩 세상과 소통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느낌이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이 두 매개체를 연결하여 작업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하루하루 노래를 감상한 뒤 그 노래의 멜로디와 가사의 여운을 나의 방식대로 정리하여 글로 적었다.

글의 분위기와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사진을 89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촬영하였다.

그렇게 차곡차곡 사진과 음악 그리고 글을 정성스럽게 담아냈다.

  나의 사진과 글에는 내 삶 자체가 그대로 녹아있다. 그러기에 나만의 색이 진하게 베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작업은 사람들의 시선 앞에 나를 드러내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나의 작품과 글로 인하여(또한 음악으로) 힘들고 지친 우리들의 몸과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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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당신을 위해 지켜보고, 응원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는 걸 이따금씩 떠올린다면 그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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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각장애인의 사진 작업은 느림의 작업이며 새로운 시작이다..

사진공간 배다리, 북성동갤러리 대표 이상봉

시각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느림이 일상이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급히 움직일 수 없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은 여유롭다. 생각이 깊으며 매사 신중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역설적이지만 이러한 시각장애인의 조건은 시각장애인이 사진하기에 딱 좋은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사진가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깊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기다리고 깊이 생각하는 것은 시각장애인에게 항상 갖추고 살아야 하는 기본적 조건이기 때문이다.

사진이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 스스로 조건과 상황을 만들어 찰영한다면 시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사진 작업이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 뉴욕의 거리 사진가 랄프 베이커(Ralph Baker)는 거리에서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가이다. 정해진 장소에 촬영대상자를 앉히고 사진가는 고정된 카메라로 촬영을 한다. 대상자는 촬영자가 시각장애인 인줄 모르고 포즈를 취한다. 그가 하는 작업이 그의 직업이며 촬영 대상자가 맘에 들지 않아 찾아가지 않은 실패한 사진은 그가 작품으로 발표한다.

한국의 시각장애인 임희원(전맹), 한유림(1급), 이형진(저시력) 세 명의 시각장애인은 ‘나에게 엄마란?’ 이란 물음을 가지고 작업하였다. 그들은 엄마의 흔적을 따라 매일

한 장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3달 동안 찍어 기록하였다. 이후 이 작업은 북성동갤러리에서 전시하였으며 독일 베를린 소재 kunst bethanien 갤러리에 전시 공모하여 전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시각장애인의 사진 작업에 대하여 ‘사진은 시각예술인데 시각을 사용하지 않고 작업이 가능할까?’라고 질문한다. 그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 이미 세계에 시각장애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있고 국내에서도 여러 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자기 작업을 시도하고 있음은 이제 ‘시각장애인들의 사진 작업은 가능하다’라고 답할 수 있겠다.

시각장애인은 시각의 부족함에 대응하여 소리, 촉감, 냄새, 느낌 등에 있어서 남다르다. 그들이 시각을 포기하고 이러한 장점을 이용하여 작업한다면 일반인과 다른 개념의 사진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후 시각장애인의 사진 발표는 더 연구될 것이며 새로운 시도를 통하여 더 자주 우리에게 보여 질 것으로 여겨진다.

한유림은 전맹에 가까운 시각장애 1급의 시력자이다. 빛을 느끼며 눈 앞에 있는 것만 간신히 볼 수 있는 정도의 시력을 가지고 있다. 보행(길을 걸어 다니는 행위)에 어려움을 느껴 케인이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는 다수의 단체전과 여러 기획전과 프로젝트에 참여하여왔다..‘1박 2일 섬에서 사진하기’ 프로젝트,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주제전, ‘Dear Marry Christmas!’ 프로젝트, 프로작가와 함께 하는 1:1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진 작업에 참여하였다.

한유림은 2015년 프로작가와 함께 하는 1:1 프로젝트에서 만난 김정아 작가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1:1프로젝트는 시각장애인이 전문적인 사진 교육 기회에 접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프로전업작가와 함께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문적 작업을 습득하도록 돕는 교육과 실제 작업을 겸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을 통하여 김정아 작가는 작업 주제와 촬영 방법의 과정을 이해 시켰고 한유림은 이를 수용하여 받아들였다. 이후 그는 작업의 중심을 자기 자신으로 삼았으며 이번 작업은 ‘나에게 음악이란?’ 질문을 가지고 스스로 작업을 구상하고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었다. 음악과 글과 사진을 연결시키는 작업으로 이 작업은 89일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진행하였다.

그의 작업은 ‘글’과 ‘음악’과 ‘사진’ 세 분야가 함께 어우러진 작업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것만은 아니다 ‘매일’이라는 ‘시간’과 ‘‘단 한 장의 원본’ 의미가 있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작업을 하였다. 더구나 그는 시각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이기도 하다. 누가 이렇게 여러 가지 복합된 의미와 조건을 갖고 작업하는 작가가 있을까?

그의 사진은 따스하다. 그리고 간략하고 절제된 사진이다. 그가 소유해야만 하는 장면 이외는 것은 담겨 있다. 이렇게 정확히 필요한 부분만 담겨져 있는 이유는 멀리 볼 수 없는 신체적 단점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가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난 뒤에야 셔터를 눌렀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업이 더 빛나 보인다. 그가 가지고 있는 신체적 약점이 장점으로 승화된 경우이다.

작가는 촬영에 자유로웠다. 본인이 촬영하기도 하고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기도 하였다. 그는 개념예술에 대하여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자기 작업에 대한 해석에도 자신감이 넘친다. 많은 것이 생략된 사진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그가 가지고 있는 잔존 시력을 통하여 작은 빛을 보고, 흐릿한 사물을 배치한다. 기우러져 있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은 이야기하고자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시각장애인 사진의 특징이고 느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유림의 사진전을 통하여 시각장애인의 사진 작업은 가능하며 시각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단점, 장점 모두는 그들에게는 사진작업의 긍정적 요소가 되며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작업에 붙일 수 있는 의미 부여와 요소가 된다는 것을 알게 하였다. 이로서 시각장애 사진가들의 사진 활동의 영역이 한 뼘 정도 앞으로 이동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이번 작업을 통하여 다른 시각장애 사진가의 또 다른 작업이 곧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 여기며 이번 작업은 이러한 관점에서도 중요한 작업으로 여겨진다. 이후 이어지는 작업에 대하여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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