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제자와 스승이 담아낸 소소한 여행 스케치
(이상봉과 임희원이 함께 떠난 사진여행)

 1박2일 사진여행 – ‘한번은’

스승 : 이상봉 (사진공간 배다리 대표)
제자 : 임희원 (시각장애인 사진모임 ‘잠상’ 회원)

 2019.12.07 ~ 12.13

수덕사, 안면도, 소무팬션, 삼봉해수욕장, 안면암, 간월암, 군산근대문화역사거리, 진안계남마을, 전주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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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사진여행 – ‘한번은’

이상봉(사진공간 배다리 대표)

영화감독이면서 사진가인 ‘빔 벤더스’는 일상에서 생기는 사건을 사진으로 담아 그 순간을 ‘한번은’으로 시작하는 서사적 이야기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하였다. 사진가가 담아낸 한 장의 사진은 ‘단 한 번’의 순간을 담아낸 것으로 그것은 시간과 공간과 존재의 사실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므로 촬영된 사진 한 장 한 장은 모두 이야기가 붙어 있게 된다. 그래서 빔 밴더스의 작업 ‘한번은’은 누구나 시도할 만한 작업이다.

올 초, 나는 사진 한 장을 글과 함께 시각장애인 사진모임인 ‘잠상’팀의 단톡방에 올렸다. 그리고 빔 밴더스의 ‘한번은’ 작업을 소개하면서 개인 작업으로 시도해 볼 것을 권유하였다. 그리고 교육의 소재로 다루었다. 그리고 10월 ‘여행’이란 제목으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였다. 여행을 테마로 잡은 것은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정안인이나 누구나 여행을 다니며 여행을 통하여 다양한 사건과 다양한 환경과 만날 수 있어서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함께 하는 멘토와 멘티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나누어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시의 첫 시작을 ‘스승과 제자가 함께 하는 사진여행’이라는 제목으로 프로젝트화하여 1박2일 사진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이번 작업은 처음부터 목적과 방향 테마 등을 교육과정으로 만들어 하나 둘 만들어가며 기획하여 시작하였다. 여행의 제목을 ‘만남’으로 정하고 일정은 서해안을 따라 수덕사, 안면도, 군산, 계남마을, 전주를 거쳐 돌아오는 일정으로 잡았다. 이 사진여행은 잘 찍은 사진을 담으러 가는 것이 아니다. 여행을 통하여 만나는 사건들을 담아오는 작업이다. 그래서 우연과 구상 두 가지 형태로 담아오기로 하여 준비하였다. 미리 준비하여 가는 구상은 의도적 사건으로 우리와 만나게 된다. 희원이 원하는 사건은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안면암의 바다위에 떠 있는 다리 걸어가기), 바닷가 모래사장 걷기(삼봉해수욕장) 야경촬영하기(군산역사마을 밤 사진 촬영) 등 세 가지를 생각했다. 반면 나는 몇 분의 사람을 만남을 시도하고자 했다. 수덕사에서 스님을 만나고, 안면도에서는 지인인 사진가면서 와인칼럼니스트인 손현주 작가, 진안 계남마을에 정미소를 사진갤러리로 꾸며 새로운 형태의 문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김지연 관장을 만나는 일정을 잡았다.

시각장애인의 일반적 사진 활동은 멋진 사진을 만드는 작업은 아니다. 스토리를 찾고 의미를 찾는 작업이 중심이 된다. 매년 한 두 번씩 시도하는 ‘시각장애인 섬에서 사진하기’ 프로젝트의 경우가 이러한 작업이다. 시각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 중 한 가지인 안마를 이용하여 섬 주민들에게 안마 봉사를 하고 이후 마을을 촬영하고 다음 날 마을을 사진 전시장으로 꾸며 사진 전시를 하고 돌아오는 작업의 예가 그러하다. 시각장애인의 사진 활동이 작품성보다는 스토리 중심으로 진행되고 이러한 활동은 사회와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사건이어서 진행 자체가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이번 사진여행 작업도 같은 맥락의 작업이다. 멋진 사진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하는 테마와 시도가 더 중요한 작업이다.

이번 사진여행을 통하여 긍정적인 부분은 계남 마을에서 시도한 ‘소리를 찾아서’ 작업과 전주한옥마을에서 시도한 ‘글자를 찾아서’ 작업이다. ‘소리를 찾아서’는 시각장애인이 주위에서 나는 소리를 쫒아가며 스스로 촬영하는 작업이다. 이는 멘토의 도움 없이 시각장애인이 주도아래 진행되어 촬영된 작업이다. 전주한옥마을의 ‘글자를 찾아서’는 멘토에게 정확히 해야 할 역할(한옥마을을 표시하는 글자 찾기)을 부여하여 서로 협의하면서 촬영하는 작업이었다. 이러한 시도는 지금까지 시각장애 사진가들이 멘토 중심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벗어나 멘토와 협의하고 조절하며 다양한 작업이 시도될 수 있는 작업의 예가 될 것이라 여겨진다.

함께 떠난 제자 임희원은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선천적 시각장애이다. 그의 사진 활동은 10여년 정도 되었으며 ‘깊이, 한 걸음 더’, ‘예일반도’ 등 여러 번의 사진 프로젝트와 전시에 참여하였다. 학창시절 장애인사진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기도 하였다, 그는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였고 현재 밴드의 드러머이면서 트럼펫과 섹스폰을 연주하는 음악가이다.

<소리를 찾아서-진안 계남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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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임희원

글: 임희원


나는 항상 소리와 싸운다.

그것이 수많은 잡음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 많은 것들을 하나라도 버릴 수 없다.

그것들이 내가 주위를 느끼고 나를 움직이게 하고 살아가게 햐는 근원이기 때문이다.

나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귀로 본다.

또 손으로 보고 모든 감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소리로 나는 느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소리로 느낀다.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의 김지연관장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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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이상봉
인터뷰 : 김지연관장, 시각장애 사진가 임희원

* 김지연작가 : 시각장애인이 보이지 않음에도 사진활동하는 것은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다.

촬영한 것을 본인이 볼 수가 없는데 그것을 어떻게 느끼는가?

* 시각장애인 임희원 : 나는 촬영할  때 많은 부분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촬영한다.
그리고 이것은 어떻게 찍힐 것이다. 상상하면서 촬영한다.

나 스스로 그 결과물은 볼 수 없다.

선생님이나 누군가의 설명을 듣는다. 

이전 상상하면서 촬영한 것을 기억해 낸다.

말하는 사람의 느낌을 듣고 그 때와 비교하면서 내 스스로 느낀다.

<안면도 소무팬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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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임희원
글 : 이상봉


손현주 작가와의 인연은 2010년 내가 쓴 사진이 있는 수필집 ‘안녕하세요’의 운문을 책임지어 주면서 인연을 쌓았다. 

경향신문 편집부장이었던 손작가는 글쓰는 사람으로, 사진작가로 그리고 와인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이번 여행지를 안면도를 넣은 것은 손현주작가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손작가님은 뵙기 못하고 부군만을 뵙고 손작가의 근황만을 들을 수 있었다.

부군의 말은 현재 프랑스 유학 중이라고 한다.

나이 60이 되어서 떠나는 유학길은 대체 어떤 목적을 가졌을까?

부러움 섞인 마음으로 손작가에게 경의를 표하며 아쉽움을 달래고 나왔다.

그녀는 아직도 20대 청춘이다.

<수덕사 영주스님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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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주스님
글 : 임희원


수덕사에서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한가지 미션있었는데 절에 있는 동안 스님을 한 분도 만나지를 못하였다.
그러다 절을 나오기 바로 전에 검정 비닐 봉투를 들고 올라오시는 영주스님을 만났다.

사진 찍고 있는 우리들에게 먼저 말을 붙여 주셔서 구제주 같았다.

영주스님은 부드러운 말투와 친절함과 남을 생각해주시는 배려 등이 느껴지었고

스님이라기보다 나에게는 할머니같은 기분이 들었다.

후에 책을 보내드리겠다 하였지만 책은 거절하시고 그러면 사진을 보내달라고 전화번호를 주셨다.

항상 건강하시를 기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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