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친구가 함께 떠난 소소한 사진 여행 스케치
레일바이크 
조한솔 박지은

2019. 12. 20. ~ 12. 31  
사진공간 배다리 2관 차이나타운 전시관

조한솔레일바이크 포스터-가로-700.jpg

<서문> 

시각장애 친구와 함께 담아낸 소소한 사진 여행 스케치

(조한솔과 박지은의 사진여행)

레일바이크

이상봉(사진공간 배다리 대표)

영화감독이면서 사진가인 ‘빔 벤더스’는 일상에서 생기는 사건을 사진으로 담아 그 순간을 ‘한번은’으로 시작하는 서사적 이야기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하였다. 사진가가 담아낸 한 장의 사진은 ‘단 한 번’의 순간을 담아낸 것으로 그것은 시간과 공간과 존재의 사실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므로 촬영된 사진 한 장 한 장은 모두 이야기가 붙어 있게 된다. 그래서 빔 밴더스의 작업 ‘한번은’은 누구나 시도할 만한 작업이다. 

올 초, 나는 사진 한 장을 글과 함께 시각장애인 사진모임인 ‘잠상’팀의 단체채팅방에 올렸다. 그리고 빔 밴더스의 ‘한번은’ 작업을 소개하면서 개인 작업으로 시도해 볼 것을 권유하면서 교육의 소재로 다루었다. 그리고 10월, ‘여행’이란 제목으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였다. 여행을 테마로 잡은 것은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비시각장애인이나 누구든 여행을 다니고, 여행을 통하여 여러 사건과 환경을 만날 수 있어서이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멘토와 멘티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나누어 협력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시의 첫 시작을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제자와 스승이 함께 하는 사진여행이란 제목으로 서해안을 따라 수덕사 안면도 군산 진안 전주 등을 거치는 1박2일 사진여행을 진행했다. 이 작업은 사전에 구체적 계획을 잡아 찾아갈 곳, 만날 사람 등을 정하고 연락한 후에서 진행하였으며 ​두 번째 시도로 저시력과 전맹인 두 친구간의 여행으로 철도가 폐쇄되면서 만들어진 레일바이크를 운영하는 네 곳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의왕, 아산, 곡성, 전주의 레일바이크를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다녔다.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동하다보니 서로 보살피는 것이 중점이 되어 실제 사진 촬영은 등한시 되는 문제점이 있다. 그럼에도 서로 도와가며 진행하였고 어렵고 불편한 것들을 해결해 가면서 마무리 지은 것은 마치 탐험가가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고 온 것과 같은 느낌이다.

시각장애인의 일반적 사진 활동은 멋진 사진을 만드는 작업은 아니다. 스토리를 찾고 의미를 찾는 작업이 중심이 된다. 매년 한 두 번씩 시도하는 ‘시각장애인 섬에서 사진하기’ 프로젝트의 경우가 이러한 작업이다. 시각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 중 한 가지인 안마를 이용하여 섬 주민들에게 안마 봉사를 하고 이후 마을을 촬영하고 다음 날 마을을 사진 전시장으로 꾸며 사진전을 하고 돌아오는 작업의 예가 그러하다. 이와 같이 시각장애인의 사진 활동이 작품성보다는 스토리 중심으로 진행되고 이러한 활동은 사회와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사건이어서 진행 자체가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이번 사진여행 작업도 같은 맥락의 작업이다. 멋진 사진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하는 테마와 시도가 더 중요한 작업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작업을 통하여 시각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시각 단점을 넘어서는 방법은 청각과 촉각 등 시각이 아닌 또 다른 감각을 이용하는 과정을 찾아보는 시도도 필요할 듯하다. 

이번 여행을 떠난 조한솔은 가까이 있는 사물을 간신히 구별할 정도의 저시력으로 음식점에서 메뉴를 보기 어려운 정도의 시력이다. 그는 사회복지쪽에 관심이 많으며 시각장애인 사진모임 ‘잠상’의 임원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박지은은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났으며 학창 시절 전국장애인 사진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기도 하였다. 둘의 사진 활동은 10여년 정도 되었으며 ‘깊이, 한 걸음 위로’, ‘예일반도’ ‘Dear Marry Cristmas!‘ 등 여러 번의 사진 프로젝트 참여와 단체 전에 참여하였다. 둘은 직장인으로 사회 생활을하면서 사진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의왕 레일바이크>

20--10월19일 오전10시02분-의왕-(text).jpg

글, 사진 조한솔

_서로 바라보는 시선이 같으면 좋겠다 

페달을 밟으며 나는 주변 풍경과 산책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산책하던 사람들은 우리를 바라본다.

서로 바라보는 시선이 같으면 살만한 세상이다.
우리는 대부분 보여지는 입장에 있다.  


<아산 레일바이크>

27--10월19일 오후4시156분-아산-(text).jpg


글, 사진 박지은


_고마워도 난처하다


매표소 앞을 공사하는 중이라 코앞의 매표소를 놔두고 먼 길로 돌아가야 했다.
직원에게 길을 물어보니 고맙게 데리러 나와주었다. 그리고 구덩이를 건너고 공사 자제들을 넘어 공사장을 관통했다.
나에겐 너무 위험하고 어려운 코스라 말했더니 직원은 우리에게 ‘돌아가는 길을 멀어서…’라고 한다.


‘고마워도 참 난처하다.’

15--10월19일 숙소1-곡성-(text).jpg

<곡성 레일바이크>

글  조한솔

_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눕기 전까지는 그리 피곤하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아침이었다.

38--10월 20일 오후 12시45분-전주-(text).jpg


<전주 레일바이크>


글 조한솔


_함께 한다는 것

젊은 사람 세 명도 힘겹던 오르막길을 어머니는 아이를 위해 혼자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끝에는 우리의 힘이 보태졌지만 아이를 위한 어머니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전혀 모르는 사이지만 모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모르는 채 하고 우리 일만 할 수 없다.
함께 한다는 것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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